19년 8월 처음 부대에 왔을 때가 생각난다
군대 오기 전에는 강아지 키워본 적이 없어서 너네 볼 때 조금 무서웠는데 자주 보다보니까 너무 귀엽더라
5대조할때 매일 아침에 밥 주러 가다 보니까 더 친해지고 군견병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네
우연찮게 군견병 선임이 전역할 때가 돼서 내가 하겠다고 했어
처음 상번했을땐 나보다 군견병 선임을 더 좋아하더라
내가 저녁밥 주러 갔을 때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는 것 같고..
그래서 질투나서 너랑 시간을 엄청 많이 보내려고 노력했다
선임들은 엄청 가끔씩 하는 산책, 나는 매일 시켜주려고 노력했고 하루에 2번씩 나간 날도 있었다
그렇게 매일매일 부대 이곳저곳 돌아다니다보니까 어느새 나를 가장 좋아하는 것 같더라
이것저것 많이 배우려고 강형욱 아저씨 나오는 유튜브는 다 찾아보고 덕분에 강아지에 대한 지식도 많이 늘었네
사비로 간식도 많이 사가고 짬에 삶은 계란 나오면 배식 끝나고 남은거 너 챙겨다가 줬는데ㅎ
19년 겨울에 같이 군견보수교육도 다녀오고 20년엔 너가 아파서 대전병원도 다녀왔잖아
군생활하면서 같이 있는 시간이 진짜 많았다 그치?
다른 사람들이 군생활 진짜 힘들었다고 하는데 사실 난 너 덕분에 너무 행복하게 군생활했다
스트레스 받는 일 있으면 무조건 견사장 올라가서 너랑 산책 나갔는데 그 날 있던 스트레스가 다 풀리더라
군대 있을때부터 내 핸드폰이랑 웬만한 아이디 비번은
161107이었다 이 정도면 너무 집착인가..?
전역하고도 바꾸기 귀찮아서 지금까지도 쓰고 있긴 하네
사실 너 만나서 조금 힘들기도 하다
군생활동안 너한테 정을 너무 많이 줘서 보고싶은데 이제 못 보네
태어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왜 벌써 갔을까
이럴 줄 알았으면 군생활동안 더 챙겨주고 산책도 더 시켜줄걸
전역하고 운 좋게 여자친구도 많이 만났는데 뭐랄까
너가 주는 행복이랑은 살짝 다른 것 같다
너랑 있었을때가 더 행복했던 것 같기도 하고
추모관에 너 이름 뜬거 보고나서 너무 놀랬고 너무 슬펐다
분양관 사이트에 있거나 다른 부대에서 잘 지내고 있을 줄 알았는데 하늘로 갔다니 너무 슬프다
다른 사람들은 나한테 2년 밖에 같이 안 있었는데 너무 감정적이고 아직도 군인인 시간에 머물러 있냐고 할 지 몰라도
마음이 맞는 친구와 교감하고 힐링하고 힘든 걸 같이 이겨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른다고 생각한다
너무 정을 많이 줘서 좀 후회되네
유비 너 덕분에 군생활 재밌게 했었는데.. 너 덕분에 전역하고 좋은 학교도 들어가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주변에 다 좋은 사람들 밖에 없는데 너만 없네
하늘에선 포비랑 잘 지내고 나중에 나 하늘 올라가면 위에서 반겨주라
그 때 같이 산책하자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