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4차 중동전
1. 전략적 여건

- 아랍민족이 서구 식민주의의 잔학한 탄압에서 벗어나 민족운명을 재발견하고 있을 때, 유태인들은 수세기 동안 아랍민족이 점유해 왔던 지역에 국가를 수립하였다. 이때부터 아랍측의 유태인에 대한 적대 감정이 고조되기 시작한데 반해, 유태인들은 자신들의 행위를 신과 도덕, 이성과 율법에 바탕을 두고 정당화하였다.
- 두 민족간의 대립은 생존의 문제였기에 매우 치열하였고 배타적인 갈등이 지속되었다. 양측의 전략적 환경은 상반되었다. 유태민족의 이스라엘은 종심이 짧으며 자원이 빈약하고, 사방이 아랍국들로 포위된 상태였기에 수세적 방어전략에 의해 국토가 전장화되거나, 전쟁이 장기화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 따라서 내선작전의 이점을 이용하고 적극적인 공세전략을 채택하여 단기속결전을 수행하는 것이 이스라엘에게 필연적이었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공격이 최선의 방어였고, 선제작전이 강력한 상대를 대응하기 위한 가장 합리적인 방식으로 인식되었다.
- 반면, 아랍측은 동일한 민족이기는 하지만 다수의 국가로 구성되어 있어 총체적인 전력에서는 우세하였으나 신속한 집중이나 결집이 어렵고, 상대적으로 느슨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2. 기습적 항공력 운용

3차 중동전 폭격의 잔해
- 이스라엘과 아랍, 양측의 대립은 3차 중동전으로 이어졌다. 전쟁을 선택한 이스라엘은 선제기습전략에 의해 전쟁의 주도권을 신속하게 확보하여 조기에 전세를 결정짓기를 원했다. 그에 따라 항공력의 신속성과 공세적 특성을 작전계획에 반영하여 아랍군을 밀어내고 인근의 시나이반도와 골란고원 등을 점령하여 완충구역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 이스라엘의 승리를 위한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공중우세였기에 이스라엘은 전쟁 초기에 집중적으로 항공력을 투입하였다.
- 이에 따라 아랍측의 항공전력을 최우선적인 공격목표로 선정하고 항공력에 의한 대규모 기습공격을 시도하였다. 이스라엘 공군은 아랍군의 23개 레이다망을 회피한 우회 경로와 대공화망을 분석 후 취약지역으로 침투하여 기습효과와 생존성을 증대시켰다. 이스라엘은 자신의 항공전력을 최대한 집중하여 이집트, 시리아 등 아랍측 항공력을 순차적으로 붕괴시켜 나갔다. 결국 이스라엘은 항공력의 공세적 특성과 신속성, 융통성 등을 입증하고 6일만에 전쟁을 종결지으면서, 시나이와 골란 지역을 확보할 수 있었다.
3. 지대공 무기의 역할
3차 중동전의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아랍측은 4차 중동전을 준비하면서 3차 중동전에서의 교훈을 적용하였다. 항공력에 의한 선제기습을 허용함으로써 패한 3차 중동전의 교훈은 이후 아랍측으로 하여금 이스라엘에 대하여 선제공격을 선택하게 한 것이다. 그러나 아랍측의 이집트와 시리아는 이스라엘에 비해 항공력이 열세하였기 때문에 소련의 첨단 지대공무기를 도입하여 활용하였다. 그리고 종심이 짧고 국민 동원 체제에 의존해야하는 이스라엘의 전략적 여건을 이용하고자 하였다. 아랍측은 국경지역에서 긴장과 위기를 반복적으로 조성하여 이스라엘을 전략적으로 피로한 상태로 만들고 경계상태가 느슨해지도록 유도한 후, 시나이와 골란 전선에서 지대공무기의 엄호하에 기습적으로 공격을 시도하였다.
이스라엘은 양측 전선에서 밀려오는 아랍측의 공격을 항공기를 동원하여 방어하려고 노력하였으나, 이스라엘의 항공기들은 아랍측이 구축해놓은 지대공무기에 의해 충분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였다. 그 결과, 이스라엘은 6일 전쟁에서 확보한 완충지대였던 시나이와 골란지역에 대한 이점상실뿐만 아니라 국가의 존망이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그러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초전에 전장에서 우세했던 아랍의 대공무기의 효력은 감소하게 되고 미국과 소련이 개입하면서 협상에 의해 전쟁을 종결짓게 하였다. 이렇게 막을 내린 4차 중동전에서 아랍측은 지대공미사일로 구성된 항공력의 위력을 보여주었으며, 아랍측은 3차 중동전에서 상실하였던 전략적 이점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였다.
4. 수세적 항공력의 한계
3, 4차 중동전은 항공력을 어떻게 운용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보여줌으로써, "공중우세는 전쟁의 승패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항공력은 본질적으로 공세적인 속성을 갖는다."는 가설들이 거짓이 아님을 입증하였다.
기습의 효과를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시기, 방법 및 수단이 중요하며, 이는 상대방에게 가장 취약한 시간대와 장소를 선택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사실도 확인시켜 주었다. 선제공격을 함에 있어서 쌍방은 항공력을 선택하였지만 상대의 전략목표와 우선순위를 결정함에 있어서 전략적 사고의 차이에 따라 전쟁의 결과는 달라졌다. 이스라엘은 3차 중동전에서 이집트의 방공 및 항공기지를 최우선으로 하여 공습위협의 제거 및 원활한 항공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스라엘이 초전기습의 우세를 전쟁의 종료시까지 유리하게 전개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상대적으로 아랍보다 우세한 항공력 때문이었으며, 공중우세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선정하였기 때문이었다.
반면, 4차 중동전에서 아랍은 실지를 회복하고 전선에서 지상군 작전에 유리하도록 기습을 시도하여 주도권을 확보였지만, 초전의 우세를 지속하지 못하여 수세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아랍측이 초전의 성공을 지속 유지하지 못했던 것은 자신의 열세한 항공력을 방공전력 위주로 만회하려 했던 수세적 방어전략 때문이었다. 결국 전쟁이 진행됨에 따라 아랍측의 공중우세 없는 지상작전은 제한적이었고 수세적인 지역방공의 한계가 표출됨에 따라 이스라엘의 반격작전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